본문 바로가기

mobile/canada

비내리는 일요일, 포트 크레딧 산책


차를 세우고 산책로로 들어서는데 시원하면서도 비릿한 물냄새가 확 덮쳐왔다. 
4월까지도 눈발이 시야를 가리던 이 징글맞은 도시에 봄이 오긴 온거야. 이름 모를 노란 꽃도 봤다.
찬수 팔에 매달려 코를 벌름거리며 개처럼 탈탈탈 산책로로 돌진하는데
갑자기 날파리떼가 길을 막았고 기겁을 한 찬수가 호랑이라도 만난 것처럼 빨리 돌아가자고 재촉했다.
그래도 난 꿋꿋이 오십미터쯤 더 돌진하다가 기어이는 날벌레에 물린 찬수 손에 이끌려 급 후퇴했다.
십 분의 짧은 산책. 십분의 짧은 외출. 이번 주말의 기록이다.

이 곳의 주말은 묘하다.
조금만 걸으면 한강에 닿았던 암사 집을 그리워하면서도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기대하고, 비오는 날의 칩거에 마음 한구석으로는 편안함을 느낀다.
어쨌든, 너와 함께 있어서 일단은 다행이다.
자꾸만 까먹지만 ... 되돌아보는 작년 긴 겨울과 봄을 생각하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일단은 아리가또-인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