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명탐정 코난 극장판"을 드디어 영화관에서 관람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한 코난!) :-O
아이들이랑 같이 보게될까봐 조조-자막을 선택해서 봤는데도 그 새벽에 엄마와 함께 온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꽤 있었다.
뒷좌석에는 낙엽만 굴러가도 뒤집어지게 웃는다는 십대 여자애들이 앉았는데
정말이지 짹짹짹짹 까르르까르르 그 새벽부터 공복에 어찌나 목청들이 좋으신지 :-O
평소같았으면 신경쓰였을텐데 이 날 새벽엔 고년들 고 젊은 에너지가 부럽기도 하고 우습고 재미나기도 해서 살짝 엿듣기까지 했다 :-|
극장에서 보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코난은 역시 집에서 베개 안고 방바닥에 누워서 봐야 제 맛,
다음 극장판부터는 다시 집에서 보고, 20주년에 맞추어 나온 코난은 다시 극장에서 보기로 약속했다.
20주년이면... 우리가 마흔이다.
손 꼭 잡고 팝콘 먹으며 20주년 코난 극장판을 보게 될 그 날을 기대한다.
그때는 새벽부터 일어나 조조로 볼 체력은 안 될 것 같지만 - -;;
그 때라도 나는 영화 끝나고 극장 근처의 팬시점에 들러 소녀취향의 소품들을 재미나게 구경하고(사지는 않겠지만)
싸구려 액세서리들을 한참 구경하며 이게 어울리느냐 저게 더 이쁘냐를 백번은 더 물어가며 찬수 진을 뺀 후에야
오종종한 귀걸이, 반지, 목걸이등을 요놈조놈 골라 손에 쥐고서 신나서 돌아오겠지.
오늘처럼.
그 날, 오늘처럼 비가 와도 좋을 것 같다.
같이 우산 쓰고, 맑은날보다 조심조심, 천천히-천천히 빗길 위를 살살 걸어서
마흔이지만 십대 여학생들처럼 까르르까르르 유치한 농담 나눠가며 그렇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흔이 되어도 '명탐정 코난'을 재밌게 봐줄 코난보다 더 귀엽고 코난보다 더 듬직한 요 임찬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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