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기에는 짐이 너무 많아서 박스를 하나 먼저 보내기로 했다.
어제 박스를 채우고 오늘 점심시간에 찬수가 와서 택배를 보내러 같이 다녀왔다.
물에 젖은 솜자루 하나를 내려 놓은 것처럼 어깨가 가뿐해 진 것 같은 느낌이 듬과 동시에 뭔가 허전해진다.
여기서 산 인형과 장난감 몇 개는 포기하고 버리고 가기로 했다
오 개월동안 낙서와 계획표 세우는데 쓴 종이가 엄청나게 나왔다
여행다니며 찍은 사진도 하드를 묵직하게 채웠고 블로그도 수많은 페이지가 넘어갔다
이상한 기분
자, 이제 그동안 바빴던 찬수의 손을, 이제 조금 홀가분해진 그 강한 손을 꼭 잡고 로키 산맥으로 간다
날씨가 안 좋다며 걱정하는 찬수에게
하늘이 흐린 그 곳도 이쁠거라고 말하며, 푹 쉬고 오자고 말한다.
(내가 *** 알바한 돈으로 쏘는 휴가라고 했더니 녀석은 그 돈으로는 모자란다며 찬물을 끼얹긴 했지만...
내딴엔 정말 녀석에게 진심으로 진~한 휴가를 허하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 -;; )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을 이쁘게 담아주는 내 카메라 Pen처럼,
나도 흐린 날의 하늘과 나무, 호수를 이쁘게 보고 즐길 준비가 되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