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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점심시간에 롤이랑 샐러드, 과일들 사서 집에 들른 찬수
내가 놀랄까봐 문 열면서  "나야~, 나 찬수야" 한다

연애할때 생각나서 이런 점심시간의 깜짝 방문이 좋다
"나야~"하는 목소리가 크리스마스 종소리같다.
연애시절 내 작은 오피스텔에 간식거리 사서 예고 없이 놀러오면 싼타라도 온 것처럼 좋아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제 어디를 가도 같이 있고, 어디를 가도 우리가 베는 베개는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붙어 있다.
뚱한 마음이 온갖 욕심으로 채워질때마다,
부엌에 나란히 서서 식사준비를 하고 식탁 앞에 나란히 의자 붙이고 맛있다 연발하면서 배불리 먹는...
지금 이 순간의 이것 이상을 바라지 말자고 생각한다.

어릴때, 신설동에서 혼자 자취할때 식탁도 상도 아닌 작은 보관함 뒤집어놓고
둘이 동네 작은 마트에서 장봐 온 통조림 반찬에 밥 먹으면서 좋아했던... 그 시절 생각을 가끔 한다.
오늘도 너 회사로 돌아가고 식탁 치우는데 그 때 생각 나서 찡해지드라.
뜬금없이 심술부렸던 거 미안하고... :-(
고맙다. 너무너무. 연애할때보다 더 너를 좋아해.
자전거 뒤에 나를 태워주던 귀여웠던 이십대의 너보다 더, 지금의 너를 좋아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